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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

어떤 출사표

by 우주사탕 2020. 1. 16.

얼마전에 회사에 높으신 분이 난데없이 보직을 사임하고 정치판에 뛰어드셨다. 본인에겐 안그랬겠지만 우리들에겐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이라 다들 너무 놀라서 어안이 벙벙했다. 휴일에 뉴스로 먼저 소식을 접하고보니 더더욱.
냉정하게 얘기해서 업무 스타일이 너무 좋았다고 할 순 없었지만, 게다가 협의체나 회식 자리에서 말씀하시면 그냥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정도로 돌려드릴 수 밖에 없는.. 내게는 너무 높으신 분이었지만 업무 외적으로는 직원들 얼굴과 이름표 들여다보러 자주 돌아다니시고 이름 부르며 격의없이 지냈던 분이라 많이 아쉬웠다. 더구나 올해 회사에 중요한 마일스톤이 예정되어 있는데 큰 역할을 해주실 분이...

그런 결정을 하시리라고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 같은 업종이라도 나랑은 다른 분야에서 일해오신 분이라 이번 직장에서 처음 뵈었지만 오랜기간 굉장한 성취를 이룬 분이기에. 정치가 도대체 무슨 마약이길래... 사람이 이것저것 다 가지면 꼭 정치를 하고 싶어지나? 싶을 정도로 의아한 결정이었다. 게다가 자본주의의 꽃, 시장경제의 최전선에서 성공하신 분이 난데없이 하필 ..당으로... 시장경제주의자라면 누구도 납득못할 이상한 정책들을 집권이래 초지일관 갈팡질팡 쏟아낸 그 당... 솔직히 그간의 그 당 경제정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여쭙고 싶다.
내가 겪은 바로는 똥멍청이들을 정말 못 참으시는 분인데 정치판에서 어떻게 대처하실지 그것도 참 관전 포인트 되겠다. 대학 전공선택 당시의 기억까지 떠올려 빈부격차를 줄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셨는데 좋은 분이니까 모쪼록 소모되지 않고 인상도 험하게 변하지 않고 원하시는 바를 이루셨으면 한다.

 

여기부턴 다른 얘기인데 정치판에 자꾸 다른 일 하던 사람들을 끌어들여서 쇄신 이미지 주려고 하는 거 정말 별로다. 정치판을 깨끗하게 하려는 자정노력을 하는 게 맞는 길인 것 같은데 그런 거는 안중에 없고 깨끗(하다기 보다는 정보가 없어서 가타부타 판단이 불가능)한 사람들을 끌여들여서 결국 똑같은 더러움 묻은 인물로 만드는 것 같고. 이놈이고 저놈이고 다 똑같다며 사람들이 신물날 때 쯤 되면 다른 백지같은 사람 뽑아서 들여보내는 정치혐오를 부추기는 정책.
게다가 다른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내었다고 정치도 잘 하리란 법도 없는데. 엄연히 다른 기술이 필요한 분야일 것인데 가자마자 잘 하는 게 더 이상한 일 아닌가. 정치판에서 차곡차곡 계단 밟아가면서 경험 쌓고 중앙정치 무대로 가는 케이스를 보고싶다. 그 반대 케이스는 많이 봤지만.. 지금도 보고있고.. 뭐 다들 망했고 망하고 있고..

 

하여간 기왕 이렇게 되었으니 당선되시고 좋은 정책 많이 내시고 잘 되었으면 좋겠다. 대권 욕심은 없다고 하셨지만 혹시라도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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